한가연 2017.07.30 12:13:28

대화법과 강화법(1)

 

부모와 자녀의 대화가 강조되는 시대이다. 청소년의 탈선이나 비행 등의 원인이 대화의 단절이라고들 말한다. 부모들은 그런 말을 들으면 왠지 움츠러들면서 자녀와 대화를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시도해보기도 하지만 곧 입맛 씁쓸한 경험을 하게 된다. 모처럼 마음먹고 말을 건네도 자녀들의 대답은 간단하다.

오늘 학교생활 어땠니?”

그저 그랬어요.”

재미있는 일 없었고?”

없었어요.”

 

이런 대화로 끝나면 지 에비 닮아서 멋대가리 없긴.” 하고 끝나버릴 수도 있지만 사실 그 자녀는 대화를 나누는 법을 배운 적이 없기 때문인 것이다.

 

책망과 지시로 일관되었던 부모에게서 그 자녀는 변명하는 법만 배웠기 때문이기도 하다. 부모와 자녀는 서로 사랑하고 있지만 부모는 인격적인 존중으로 자녀를 대하지 못했으며 자녀를 다루는 기술이 부족한 탓이기도 하다.

늦게나마 이 사실을 지각한 부모들이 대화법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는 것은 다행이다. 부모들이 책을 통해 그리고 강의를 통해 대화의 기술을 습득하는 일은 바람직한 일이다. 그러나 훌륭한 대화는 기교에 그치는 것만이 아니다.

워싱턴 그라든의 훌륭한 대화가 갖는 특성들이라는 글을 잠시 살펴보기로 하겠다.

훌륭한 대화자가 되는 데는 다음과 같이 꼭 두 가지의 빼놓을 수 없는 특성을 갖추어야 한다. 첫째는 훌륭한 정신이며, 또 하나는 훌륭한 마음이다. 훌륭한 마음은 훨씬 더 중요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훨씬 무시되기 쉽다. 훌륭한 정신에는 다음의 세 가지가 내포되어 있다. 선천적인 능력, 지성, 훈련이다. 훌륭한 마음에는 일곱 가지가 내포되어 있다. 훌륭한 기질, 관대한 성품, 솔직성, 동정심, 열정, 진지함, 겸손이다.”

 

대화는 말로만 하는 것이 아니다. 눈빛, 손짓, 표정, 감정, 마음, 몸놀림 등 전인격으로 하는 것이다. 자녀가 거실을 거쳐 안방으로 건너오며 내는 발자국 소리로도 자녀의 마음의 표현을 들을 수 있는 것이다.

 

위의 그라든 박사는 성경의 한 말씀을 인용한다.

독사의 자식들아 너희는 악하니 어떻게 선한 말을 할 수 있느냐 이는 마음에 가득한 것을 입으로 말함이라 선한 사람은 그 쌓은 선에서 선한 것을 내고 악한 사람은 그 쌓은 악에서 악한 것을 내느니라”(12:34-35)

이 말씀을 들어 그라든 박사는 이렇게 대화의 근본을 말한다.

만일 말을 잘 하려고 생각한다면 삶을 바로 살아야만 한다.”

 

성경 속의 예수님의 대화는 훌륭한 대화가 갖는 특성들을 그대로 드러내 보이고 있다. 우선 선천적인 능력이나 지성, 정신에 대한 훈련 등이 나타나 있다. 예수님의 대적자들은 지성적인 비판자들이 많았다. 그러나 그들은 예수님과의 대화에서 결국 침묵하지 않을 수 없었다.

예수님의 대화에는 지성뿐만 아니라 유머 감각이 있었으므로 듣는 이들을 기쁘게 했다. 바알세불을 힘입어 귀신을 쫓아낸다는 비난을 받으셨을 때에는 내가 바알세불을 힘입어 귀신을 쫓아내면 너희 아들들은 누구를 힘입어 쫓아내느냐 그러므로 저희가 너희 재판관이 되리라”(12:27)고 신랄한 위트를 사용하시기도 하셨다.

부자 청년과의 대화에서처럼 예수님은 곳곳에서 관대한 성품을 보여주셨고, 빌라도와 더불어 말씀하실 때와 같은 정직성을 보여주셨으며, “네가 어찌하여 나를 선하다 일컫느냐”(10:18) 하신 대화에서 보이신 겸손, 마리아와 마르다의 오라비가 죽었을 때 그녀들과 나눈 대화에서나 혈루병을 앓던 여인과의 대화에서와 같은 동정심 등이 적절히 조화를 이루게 하신 대화자셨다.

예수님의 대화는 간략하나 의미심장했고, 직설적이나 인격적이었고, 상대방에 따라 적절한 대화를 선택하셨으나 경이적이었고, 책망이 있었으나 친밀했고, 비타협적이었으나 고결했고 고무적이었다. 예수님께서는 남의 이야기를 경청하시곤 했다. 진지한 대화자는 남에게 말하려 하기보다 집중력을 갖고 들어줄 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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