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은 해도 후회, 안 해도 후회’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일단 결혼하라’고 충고한다.
결혼이 주는 이점이 더 많기 때문이다.
결혼한 사람이 ‘싱글’에 비해 대체로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건강하다는 연구 결과가 속속 나오고 있다.BD2021.JPG

○ 문제아도 결혼 뒤 ‘개과천선’

미국 플로리다주립대 카터 헤이 교수팀은 질풍노도의 시기인 청소년기를 보내며 ‘문제아’로 낙인찍힌 사람도 결혼 후 개과천선할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 결과를 ‘범죄학과 응용범죄학’저널 8월호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1979년 미국에 거주하는 14∼21세 남녀 1만2000여 명에 대해 전과기록, 가정형편, 교육 정도를 분석했다.
18년 뒤인 1997년 연구진은 성장 과정을 조사하기 위해 이들을 다시 인터뷰했다.

조사 결과 성인이 된 후 마리화나를 피우는 등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가 현격히 적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자제력이 향상됐기 때문이다. 자제력을 향상시킨 가장 큰 요인은 결혼이다.
헤이 교수는 “성인이 되면 청소년기에 비해 자제력이 늘지만 결혼한 사람은 자제력이 급격히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면서 “결혼한 사람은 배우자가 자신의 행동에 어떻게 반응할까 먼저 생각하고 배우자와 보내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늘어 범죄율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 ‘배우자와 만족한 관계’가 전제

결혼은 오래 사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로체스터대 캐슬린 킹 교수팀은 1987∼90년 심장수술의 하나인 ‘관상동맥우회수술’을 받은 환자 225명을 대상으로 15년 뒤 이들의 생존율을 조사했다.
연구진은 성별, 학력, 흡연 여부, 결혼생활 만족도 등을 다방면으로 검토해 그 결과를 ‘건강심리학저널’지난달 호에 게재했다.

논문에 따르면 ‘결혼생활에 만족한다’고 응답한 여성의 83%는 수술한 지 15년 뒤에도 건강을 유지했다.
반면 미혼여성은 27%만 생존했다. 남성도 비슷하다. 기혼남성은 83%가 15년이란 긴 세월을 버텨냈지만 미혼남성은 36%에 그쳤다. 킹 교수는 “훌륭한 배우자를 만나면 환자가 담배를 끊거나 운동을 하는 등 건강한 생활을 하려고 노력한다”며 “결혼으로 인해 환자가 자신의 몸을 돌보려는 동기를 얻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기혼여성이라도 배우자와의 관계가 만족스럽지 못하면 수술 후 생존율이 26%로 급격히 떨어졌다.
킹 교수는 “여성은 결혼 자체뿐 아니라 배우자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일도 수명 연장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 여자는 결혼 후-남자는 이혼 후 체중 증가

하지만 결혼을 앞둔 여성에게는 반갑지 않은 연구 결과도 있다.
결혼한 뒤 여성의 체중이 늘었다는 연구다.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드미트리 투민 교수팀은 1986∼2008년 미국 성인 남녀 1만여 명의 체중을 기록한 자료를 토대로 결혼과 이혼 후 남녀의 몸무게가 어떻게 변했는지 조사했다.
여성은 결혼 뒤 체중이 9kg 이상 증가할 확률이 미혼여성에 비해 46% 높았지만 남성은 그렇지 않았다.
투민 교수는 “여성은 결혼 뒤 가사를 챙기느라 운동할 시간이 줄어들었기 때문에 체중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이와 달리 남성은 이혼 뒤 체중이 9kg 이상 불어날 확률이 미혼남성에 비해 63% 높았다.
투민 교수는 “남성은 결혼하고 나서 얻는 이점이 많아 체중관리가 가능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혼 후에는 혜택을 누리지 못해 다이어트에 실패하게 된다는 얘기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미국사회학회 연례회의’에서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