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자 2014.04.09 11:50:00

산이 좋은 남편 (남편의 취미), 어떻게 할까요?

 

Q: 남편은 틈만 나면 산에 가려 합니다. 건강 생각하면 좋은 취미라 여겨 처음엔 상관 안했는데 열일 제쳐놓고 산에만 가니 미칠 지경입니다. 게다가 저희 형편에 넘치는 고가용 등산용 의류와 장비를 구입하는 것 때문에 잦은 다툼을 하게 됩니다. 얼마쯤 하다 관두겠지 했는데 등산도 중독이 되나 봅니다. 속이 상합니다. 괜히 등산을 해보라고 권한 것 같아 후회스럽습니다.

A: 남편이 나와 가족에게 시간을 내어주지 않고 산에 자주 가게 되면 집에 홀로 남아서 아이들을 돌보고 집안일을 하면서 속상하고 화나겠네요. 게다가 고급 등산장비를 갖추는데 상당한 비용이 들게 되면 살림살이가 축나게 되어 답답하시겠네요. 등산이란 것은 건강에 도움이 되는 스포츠이니 말릴 그럴듯한 명분도 서지 않아서 벙어리 냉가슴 앓는 격이겠네요, 남편도 내가 뭐 나쁜 일을 하는 것도 아닌데 왜 그러냐?” 라고 반문할 것 같아서 남편에게 말을 걸기도 망설여지겠네요. 틈만 나면 산으로 달려가는 신바람 난 남편의 뒷모습을 보면서 무너지는 가슴을 쓸어내리면서 한숨을 쉬는 아내의 모습이 그려집니다.

인간은 누구나 행복하게 살고 싶어 합니다. 남편은 산에 가는 것이 행복하고 기다려지는데 아내는 그것이 불행하게 느껴지면서 마음이 착잡해지게 됩니다. 그러면 도대체 무엇이 잘못되었을까요? 남편의 행복을 위해서 아내가 참고 견뎌야 하는 건가? 여러 가지 복잡한 생각들이 마음을 무겁게 합니다. 남자들의 뇌는 좌뇌와 우뇌를 잇는 뇌량이 여성들보다 적어서 여성이 동시다발적으로 여러 가지 일을 하는 반면에 남자들은 한 가지 일에 몰두하고 추진력, 집중력이 있습니다. 즉 남편이 등산을 하는 일에 몰두하면서 아내가 자신이 산에 간 빈집에서 얼마나 외로울지, 가계가 힘들어지게 되는지에 대한 생각을 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남편은 등산의 매력에 푹 빠져있는 듯합니다. 싸늘하고 깨끗한 산 공기, 낙엽 섞인 부드러운 흙을 밟는 느낌, 아름다운 하늘과 어우러진 숲속의 나무들, 이런 것들은 일상생활의 분진을 깨끗이 씻어주어 마음과 영혼이 정화됩니다. 이런 즐거움을 더해주는 것에 시간과 비용을 아낌없이 쏟아 붓는 것입니다.

남편의 즐거움을 공유하지 못하는 것은 아내가 시간과 비용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부부는 여기서 격차를 느끼게 되고 홀로 경제, 양육, 집안일에 부담을 담당하게 됩니다. 어떻게 할까요? 저는 서로가 의사소통의 어려움이 있다고 봅니다. 우선 아내가 자신의 마음을 이야기합니다. 이때 비난없이 본인의 심정을 진실되게 이야기합니다. 진실과 정식은 마음과 마음을 막은 산맥이라도 무너뜨리는 힘이 있습니다.

여보! 내일도 산에 가실건가요?-, 내일은 00산에 가기로 했어, 설경이 너무 멋있다 해서 아이젠을 샀어, 그리고 방한용 잠바도 구입했지!-(아내는 눈물이 절로 나온다)-그런데, 우리 큰애가 방학에 스키캠프를 간다고 해요. 작년에는 못 보냈지만 이번에는 꼭 보내고 싶은데, 어떻게 할까요? 당신이 이달에 등산 장비로 지출을 하게 되면 어쩌죠?- 그래? 그거 우리 아들한테 미안한 걸나는 요즘 일도 안 풀리고그렇다고 마음이 어려울 때마다 술을 먹을 수도 없고, -(이때 아내는 마음에 있는 말을 꺼내기 시작한다) 여보, 사실 나는 당신이 비싼 등산 장비를 구입하고 시간만 나면 산으로 날아가고, 그럴 때 울분이 터졌어요,-- 그랬었군, 그런데 왜 말을 하지 않았지? - 건강에 좋은 일이고, 또 내가 권한 일이라- 속이 많이 터졌겠군. - 나를 혼자 내버려둔다는 느낌마저 들었어요 - 그러면 다음부터 함께 가도록 하면 어떨까? - 아이들은 누가 돌보고 집안일은 누가하죠? - 하긴! 그러면 전날 집안일을 대충 해놓고 함께 가까운 산에 가면 어떨까? 설경이 장관이라 하던데- 나도 바깥바람 쐬어본 적이 오래 되었어요.- 그러면 큰아이 스키캠프 가는 날 당신도 일정을 비워놓도록 해요. 함께 가까운 산에 올라가자구, 하나님 주신 산의 아름다움을 느껴보자구!!”

우리는 보통 결과만을 가지고 이야기하게 됩니다. 매일 산에나 가고, 비싼 장비로 돈을 많이 지출하고(이건 지나친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이런 결과가 생기기 전에는 과정이 있습니다. 사업의 어려움으로 우울, 불안, 괴로움이 심하다던지, 아니면 친구와 친밀감을 형성하기 어려운 내향적인 성격이라든지, 고혈압이나 당뇨 등 건강상의 문제가 있다든지.

어떤 결과도 과정이 없이는 생기지 않는다는 것을 마음에 새겨 본다면 분노가 갈아 앉을 것입니다. 아내도 자신이 화가 나게 된 과정을 남편에게 이야기합니다. “처음에는 당신이 등산을 하면서 몸도 마음도 건강해지길 바랬지요. 등산을 좋아하는 것을 보고 기뻤어요. 그런데 너무 많은 경비와 시간을 등산에만 사용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에 외로움, 소외감, 불안이 생기기 시작했어요. 내가 권한 일이라 그만 하라고 할 수도 없고, 중독인가? 하는 생각에까지 미치면 겉잡을 수 없이 불안해지기도 하고

하나님은 결과를 내라고 하시지 않습니다. 즉 인생의 성적표를 보시는 것이 아니라 인생의 여정에 우리와 함께 하시기를 원하십니다. 하나님은 어려움, 아픔, 슬픔, 우울의 짐을 나누어지시기 원하시는 건 아닐까요? 어려움의 과정을 이야기할 때 내 마음이 남편의 마음을 울리게 되고 그 마음이 내 마음에 재공명되고 이렇게 하여 침묵에 이를 때까지 서로 과정대화를 하고 또 하는 것입니다.

 

그대와 마주 앉으면

기인 밤도 짧고나

희미한 등불아래 턱을 고이고

단 둘이서 나누는 말없는 애기

나의 안에서 다시 나를 안아주는 (조지훈의 사모중에서)

끝으로 중독과 몰입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해로운 스포츠와 득이 되는 놀이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중독의 원인은 스트레스입니다. 인간은 외로움, 무기력, 위축, 불안, 적응장애 등의 스트레스가 쌓이면 그 출구를 반드시 찾게 됩니다. 즉 다른 즐거움을 추구하는 것이지요. , 인터넷게임, 마약, 도박, 등에 몰입할 때는 스트레스를 해소하여 주지만 그 순간이 지나면 더 심한 괴로움과 무기력감, 짜증나는 기분이 들게 됩니다. 그러면 더 강하고 자극적으로 몰두하게 됩니다. 이런 것이 중독의 싸이클입니다. 그러나 몰입은 이와는 다릅니다. 바로 등산, 달리기, 명상 등입니다. 그 행위가 스트레스를 해소시켜주고 즐겁고 창조적인 삶이 일상생활에서 가능하도록 활력을 준다면 그것은 위대한 몰입입니다. 몰입은 대뇌피질을 두껍게 해주어 장수하게 하고 기억력을 향상시켜줍니다. 남편이 만일 등산을 안할 때는 짜증을 내고 일상생활에서 아무 즐거움도 없으며 관계가 축소된다면 등산중독인 것입니다. 그러나 등산을 통해 삶에 에너지가 충만해지고 다른 일에 시너지 효과를 준다면 시간을 조절하면서 등산을 계속할 수 있는 통제력도 이미 있는 것입니다. 그러니 남편과 취미를 공유하면 즐거움이 두 배가 될 것입니다. 남편(남자들)은 취미생활을 함께 할 때 아내와 통한다는 느낌, 삶을 나눈다는 벅찬 행복감이 든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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