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자 2014.05.07 18:19:07
 
  ① ‘선생님, 참으로 어떻게 해야 될지를 모르겠어요. 왜 그리 부모 말을 철저하게 안 듣는지 모르겠어요. 아빠한테 그렇게 맞고서도 도대체 바뀌질 않으니 어쩌면 좋죠. 이번에는 아예 집을 나갔어요.’
 
  ② ‘이 놈의 자식이 집에만 들어오면 헤드폰 딱 끼고 시끄러운 음악만 듣고 있고, 엄마 말은 들은 체도 안해요. 뭐라고 야단치면 문 잠가 버리고 아예 나오질 않아요’
 
  ③ ‘얘가요, 시간만 나면 남자 만나느라 정신이 없어요. 아버지는 아예 머리를 잘라 버리겠다고 벼르고 있는데 어찌해야 할지를 모르겠어요. 한참 공부할 때인데 머리에 피도 안 마른 것들이 뭘 그리 붙어 다니는지 모르겠어요. 인제는 밤에 조금만 늦게 들어와도 불안하구요, 무슨 사고는 안 생길까 너무 걱정돼요. 선생님, 이 아이의 마음을 잡을 수 있는 좋은 방법이 없을까요?’
 
자녀-영화 애자의 한장면.jpg
   [영화 '애자'의 한 장면]
  부모들은 말한다. ‘어떻게 키운 자식인데 저러는지 모르겠다’고..... 참으로 혹시나 깨질까, 행여나 다칠까 금이야 옥이야 키워 온 자식임은 틀림없다.
그렇기 때문에 웬만하면 ‘하지 말라’, ‘○○하면 맞는다’, ‘해서는 안돼!’같은 금지를 예사로 시켜 왔다.
‘자식을 사랑하기 때문’이라는 명분으로 말이다. 자녀들은 철이 들어가면서 ‘스스로 하는 것’보다는 ‘해서는 안될 일이 더 많은 세상’에서 살아 왔기 때문에 조그마한 여유가 생겼을 때 가지는 ‘자유함’에 어찌할 바를 모른다.
몰래 배운 도둑질이 재미있다고 부모 몰래 ‘절대 해서는 안될 금기 사항’을 한 두 번 하다 보면 거기에 재미 붙이기도 하고 깊이 빠지기도 한다.

  자녀를 진정 사랑하는가?
그렇다면 자녀에게 ‘해서는 안될 일’보다도 ‘하면 좋은 일’을 많이 만들어 주어야 한다. 무조건 못하게 막는 것보다는 믿음을 가지고 해보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
자녀가 부모에게 속마음을 이야기 하지 않고 겉돌기만 한다고 짜증내지 말라.
부모와의 대화의 벽은 자녀가 만든 것이 아니라 부모가 쌓고 있다.
자녀의 의견을 끝까지 들을 생각은 하질 않고 ‘네가 뭘 안다고 그래!’하면서 말을 끊어 버리는 부모의 습관이 자녀의 입을 막는다. 집 나간다고 머리를 자르고 대문을 봉쇄하고 감시한다고 해서 집을 뛰쳐나가고자 하는 그 원천적 마음은 사라지지 않는다.
때린다고 해결되지도 않는다. 파트너를 바꿔 가면서 사랑에 빠진다고 한탄(순전히 부모의 눈으로 볼 때는 손잡지도 않은 관계도 ‘연애’하는 사이로 치부한다)하면서 전화를 숨기고 용돈 줄인다고 해결되지도 않는다.

  몸이 아프다고 해서 눈으로 보이는 증상만 치료한다고 고질적인 깊은 병이 낫질 않는 것과 같다. 지금의 자녀는 우리 부모들이 그 동안 뿌려 온 씨의 열매이다.
자녀와 대화의 벽이 무너졌다면 그 원인이 무엇 인지부터 따져 봐야 한다. 아빠는 자녀에게 평소 어떻게 대하는지, 엄마가 자녀에게 서운하게 한 적은 없는지?
자녀 스스로가 ‘우리 엄마, 아빠는 나를 이해해 준다’고 과연 생각하는지..... 음악에 깊이 빠지거나 이성에 쉽게 빠질 때 자녀의 마음속 깊은 곳에 채워지지 못하는 갈급한 마음은 과연 없는지?
부모가 살아 있으면서도 ‘정서적 고아’나 ‘정서적 편모․편부 슬하’는 아닌지... 별일도 아닌 것으로 자녀를 심히 분노케 한 적은 없었는지...
 
  어릴 때부터 자녀에게 자유의사를 주지 않는 가정의 경우, 그 집의 자녀는 ‘부모는 내 마음을 이해해 주지를 않는다’고 자녀에 의해 낙인찍혀 버릴지 모른다.
‘나를 전혀 이해해 주지 못하는 부모’에게 자신의 속마음을 이야기할 리 만무하다. 부부간의 오고가는 고성, 폭력, 부부 싸움이 자녀의 갈피를 못 잡게 하기도 한다.
똑 같은 잘못을 저질러도 아빠 기분에 따라서 어느 날은 웃고 넘어가고 또 어느 날은 회초리를 든다면 자녀의 마음 역시 헷갈리게 되어 있다. 바로 ‘정신 분열’의 시작인 것이다.
 
‘자식이 웬수’(?)라고 하는 부모 여러분! 그 ‘자식’은 자녀 스스로 되어진 것이 아니라 부모인 바로 우리가 ‘웬수’로 ‘양육’하였음을 잊어서는 안된다. 모두가 내 책임인 것이다.
“인생의 절반은 부모 때문에 망치고 나머지 절반은 자식 때문에 망친다”(다로)
  [추부길 이사장]